낭고넷

런닝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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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쉬게 되면서 달리기를 시작했다. 괜찮은 운동화 한 켤레만 있으면 언제든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돌이켜보면 학창 시절 체력장이나 군대에서의 구보처럼 타의에 의해 뛴 적은 많았지만, 오롯이 나의 의지로 달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달 남짓한 짧은 경험이지만, 내가 느낀 달리기의 가장 큰 매력은 ‘나만의 속도’로 달려도 괜찮다는 점이다. 누구와 경쟁할 필요도, 정해진 목표에 얽매일 필요도 없다. 그저 내 몸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오늘의 컨디션에 맞춰 묵묵히 발을 내디디면 그만이다.

달리기가 가져다준 긍정적인 변화는 꽤 많다.

  • 새로운 발견의 즐거움이 있다. 매일 지나던 동네의 골목길을 달리다 보면 미처 몰랐던 새로운 풍경이나 가게를 발견하게 된다.
  • 기초 체력과 긍정적인 마음을 얻는다. 꾸준히 달리면서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끼고, 땀 흘리고 난 뒤의 상쾌함은 일상에 활력을 더해준다.
  •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생긴다. 규칙적인 호흡과 반복적인 발걸음 속에서 복잡했던 머릿속이 차분해지며,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이다. 특히 초보 러너에게 무더운 여름이나 추운 겨울은 큰 장벽처럼 느껴진다. 또한 생각보다 몸에 가해지는 부하가 크기 때문에, 페이스 조절에 실패하면 부상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점도 경계해야 한다.

지금은 기록 단축에 대한 욕심은 없다. 그저 부상 없이, 내가 달리고 싶을 때 즐겁게 달리는 것이 유일한 목표다. 언젠가 아이들이 조금 더 크면, 아내와 아이들과 동네를 달릴 수 있는 날을 상상해본다. 생각만 해도 기분 좋은 미소가 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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