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의 즐거움
• 3분

일을 쉬게 되면서 달리기를 시작했다. 괜찮은 운동화 한 켤레만 있으면 언제든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돌이켜보면 학창 시절 체력장이나 군대에서의 구보처럼 타의에 의해 뛴 적은 많았지만, 오롯이 나의 의지로 달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달 남짓 뛰어 보니 제일 좋은 건 내 속도로 달려도 된다는 점이다. 누구와 겨룰 필요도, 정해진 목표에 얽매일 필요도 없다. 그날 컨디션에 맞춰 묵묵히 뛰면 그만이다.
뛰면서 달라진 것도 꽤 많다. 매일 지나던 동네 골목을 뛰다 보면 몰랐던 풍경이나 가게가 눈에 들어온다. 몸이 조금씩 가벼워지는 게 느껴지고, 땀 흘리고 나면 개운하다. 규칙적으로 숨 쉬며 발을 내딛다 보면 복잡했던 머릿속도 차분해진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이다. 초보 러너에게는 한여름 더위나 한겨울 추위가 꽤 큰 벽처럼 느껴진다. 몸에 가는 부담도 생각보다 커서, 욕심내서 페이스를 올렸다가는 다치기 쉽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기록 단축에 대한 욕심은 없다. 그저 부상 없이, 내가 달리고 싶을 때 즐겁게 달리는 것이 유일한 목표다. 아이들이 조금 더 크면 아내, 아이들과 같이 동네를 한 바퀴 뛰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