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 플랫폼을 쓰지 않는 이유
가장 큰 문제는 이중으로 부과되는 수수료다. 단순히 ‘갑 - 플랫폼 - 개발자’ 구조라면 큰 부담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갑 - 원청 - (하청이 있다면 하청) - 플랫폼 - 개발자’ 형태로 이어지며, 이 과정에서 수수료가 중복으로 붙게 된다.
특히 SI나 SM 프로젝트는 갑이 직접 개발자와 계약하는 경우가 드물고, 관리 업체나 하청을 통해 일감을 내려보낸다. 이런 상황에서 중계 플랫폼까지 이용하면, 추가적인 수수료가 더해져 메리트가 크게 줄어든다. 실제로 몇몇 플랫폼에 가입해 매칭을 받아본 후, 점점 더 사용할 마음이 사라졌다. 업체와 미팅을 하고 나서 아무런 피드백 없이 흐지부지되는 일도 있었다. 개발자를 최소한의 파트너로 생각한다면, 진행 여부나 상태 정도는 알려주는 것이 맞지 않을까? 계약이 성사되었다면 그에 따른 수수료까지 고스란히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니 더욱 아쉽다.
최근 들어 사이드 잡을 소개해주는 한 사이트에 가입하고 매칭을 시도해봤는데, 상황은 더 심각했다. 매칭을 원치 않도록 설정해두었는데도 지속적으로 매칭이 잡혀 연락이 오는 등, 기본적인 환경 제어마저 잘 되지 않았다. 게다가 시간당 단가와 최소 계약 기간을 한 달로 설정해두었는데도, 플랫폼 측은 이를 무시하고 ‘2주 체험팩’이라는 제도를 들이밀었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이 짧은 체험 기간을 선택했고, 그 기간 동안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 많은 일을 처리하려는 의도가 명확해 보였다. 사실상 2주 단위로 끊어 일을 맡기는 방식이 반복될 것 같아 더 이상 매력을 느끼기 어려웠다.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 수수료가 중복으로 부과된다.
- 양질의 일보다 다량의 일만 소개하는 경향이 있다.
- 진행 과정에 대한 책임감이나 피드백이 부족하다.
결국 나는 지인 소개나 잡코리아로부터 오는 직접 연락을 통한 계약 방식을 선호하게 되었다. 굳이 수수료를 내면서까지 불필요한 중계를 거칠 이유를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