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장, 그 말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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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엔 ‘보장’이란 말의 가치가 희석되는 듯 하다. 내가 최근에 무신사에서 경험한 일이 바로 그 예. 제품 구매 시 금요일 도착을 보장한다던 그 약속은 토요일, 그리고 결국엔 월요일로 밀려버렸다. 그래서 생각해봤다. 과연 ‘보장’이란 말은 이제 얼마나 무게가 있을까?
무신사는 그 약속을 못 지킨 대가로 내게 천원의 적립금을 줬다. 하지만 이 문제의 핵심은 그 천원이 아니다. 내가 그들과의 약속을 천원짜리로 보는 것도 아니고. 그저,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사실 자체가 더 큰 문제라는 거다. 약속을 지킬 수 없다면 그냥 처음부터 ‘보장’이라는 말을 쓰지 말아야 하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든 무신사의 행태는 처음도 아니다. 무신사의 사내 어린이집 철회 사건을 생각하면 알 수 있다. 그건 고객과의 약속은 아니었지만, 그들의 내부 구성원과의 약속이었다. 약속을 지키는 건 기업의 기본 태도 아닌가? 기업의 이익과 약속, 뭐가 더 중요할까? 그 답은 누구나 다 알고 있을 텐데…
‘보장’이란 말은 그 자체로 무겁다. 그만큼의 무게와 책임을 지지 못한다면, 그냥 그런 말을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실망하는 건 나뿐만이 아니니까.